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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탄생 배경은?

1936년 카뮈는 메르소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 『행복한 죽음』을 쓰기 시작합니다. 『행복한 죽음』은 행복해지고 싶고, 행복해지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확신한 메르소가 마침내 지그뢰스를 죽입니다. 그리고 일련의 경험(여행과 사랑의 정복)을 거친 후, 바다 앞에 홀로 서며 자신의 행동을 벌하기 위해 다가오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이방인』의 평범한 일화, 바다와 태양의 감각적 자극, 죽음의 강박관념과 같은 특징을 앞서 엿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이방인』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죠. 이처럼 카뮈는 『이방인』을 쓰기 위한 준비 과정은 오래 걸렸으나, 실제로 소설을 완성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고 해요.

줄거리는?

이방인의 줄거리는 평범한 회사원이던 뫼르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어머니의 사망 전보를 듣고 양로원을 찾은 뫼르소. 어머니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무심해 보이는 태도에 양로원 사람들은 놀라워합니다. 이처럼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뫼르소의 성격은 소설의 첫 문장에서도 잘 드러나죠. "오늘 엄마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 잘 모르겠다."

장례식 이튿날 뫼르소는 해변에서 옛 사무실 동료를 만나 코미디 영화를 본 후 집에서 동참하기까지 해요. 이러한 뫼르소의 태도는 훗날 그가 '태양' 때문에 저지르게 된 우발적인 살인에 대한 심문으로 이어집니다.

사형선고, 그 이유는?

"그는 엄마가 죽은 다음에 벌어진 일을 요약했다. 그는 내가 냉담했다는 사실, 어머니의 나이를 몰랐다는 사실, 장례식 이튿날 여자와 함께 해수욕했다는 사실, 영화 구경, 페르낭델, 끝으로 마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 그는 내가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규율조차 인정하지 않으므로 사회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더욱이 내가 인간 심성의 가장 기본적인 반응조차 무시하므로 인간 심성에도 호소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저는 여러분에게 이 사람의 사형을 요구합니다."하고 그가 말했다. 『이방인』  p.138

어머니의 장례식에 슬퍼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종교적, 도덕적 관례를 따르지 않았다고 치부되는 뫼르소의 행동 하나하나가 단죄의 논거가 됩니다. 끝내 사형 선고를 받는 결정적 계기가 되죠.

뫼르소는 엄마의 죽음이 슬프지 않았을까?

"그때 왜 엄마 생각이 났는지 모른다." 『이방인』p.69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슬픔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뫼르소의 슬픔이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어머니의 주검을 덮는 흙을 '핏빛 흙'이라 표현하고 어머니가 없는 방을 '넓다'고 말하는 것과 같이 상실감과 공허함이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읽어야 할까?

• 형식 파악하며 읽기

  "나는 내 작품에서 주제에 형식을 맞추었다. 그것뿐이다. 이를테면, 주인공 뫼르소는 부조리를 인식하는 인간, 즉 부조리 인간이기에 한 사회의 이방인이 되었고, 서술자 뫼르소는 그 이방인이 취하는 평준화된 행동을 그리기 위해 새롭고 중성적인 문체를 사용했다. 『이방인』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에 맞추어 형식이 선택되었다는 사실, 그 사실을 기억하는 게 아닐까." - 알베르 카뮈

• 출판사별 번역 비교하며 읽기  

1. 그러자 마리는 자기가 나를 사랑하는지 어떤지를 생각해 보는 듯했으나, 나는 그 점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알 길이 없었다. 잠시 또 묵묵히 있다가 그녀가 말하기를, 나는 이상스러운 사람이라고, 아마 그 때문에 자기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 테지만, 바로 그러한 이유로 내가 싫어질 때가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 민음사 『이방인』
2. 그러자 그녀는 자기가 나를 사랑하는지 자문했는데, 나로서는 그 점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잠시 또 다른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고, 아마 그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만 언젠가 그 때문에 나를 싫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현대지성 『이방인』
3. 그러자 마리는 자기가 나를 사랑하는지 자문했고, 난 그 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또다시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마리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날 사랑하지만, 언젠가 똑같은 이유로 역겨워질 거라고 중얼거렸다. -  문학동네 『이방인』

• 피해자 동생 시점으로 읽기『뫼르소, 살인사건』 

  "오늘 엄마는 아직 살아 있네"로 시작하는 소설. 작가 카멜 다우드가 뫼르소에게 어처구니없이 살해당한 아랍인의 동생, 하룬의 시점으로 쓰인 소설입니다. 『이방인』이 알제리 프랑스인이었던 카뮈의 시선에서 전개된다면, 이 소설을 통해 프랑스의 식민지인 알제리가 처했던 상황,  알제리인들에게 저지른 학살에 대해 또 다른 진실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 나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

• 부조리, 애증으로 부터 시작?

• 행복한 시지프가 되는 것

• 『페스트』에서 말하는 부조리

•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 “카뮈 씨, 그 상금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 인권 운동에 열정을 받치다

• 카뮈의 축구 사랑

• 알제리의 입장에서 바라본 카뮈

• 실존주의자라는 평가를 거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