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tents|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넓게 읽어요|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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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인간에게 초인적인 힘을 부여한 동물은 어떤 동물인지 아시나요?
이번 뉴스레터는 현대지성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말'에 대해서 알아보아요. 함께 읽으면 좋은 콘텐츠와 서평단 모집 소식도 들고 왔으니 유익하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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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다오, 말을! 말을 준다면 내 왕국을 주리라."
셰익스피어, <리처드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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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자크 루이 다비드(1801년)
이 작품 속 말은 나폴레옹의 애마 '마렝고'인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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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 = 길들인 말의 역사?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인간의 역사는 길들인 말의 역사라고 할 수 있어요. 인류 역사의 발달 과정을 인간이 사용한 도구의 재료, 즉 돌, 철, 청동으로 측정하기보다 말의 용도로 나누는 편이 낫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예요. 인간이 말을 활용한 출발점부터 순서대로 식용과 지위의 상징, 목축, 전차, 기병대, 농업, 운송, 레저 순으로 시대를 나눌 수 있어요.
화석처럼 영어 표현 곳곳에 숨어있는 말
말과 관련된 어휘만 살펴보더라도 말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를 금방 알 수 있어요. 이를테면, 18세기에는 사람들이 말의 이빨 길이와 상태를 보고 나이를 가늠했다고 합니다. “long in the tooth”라는 표현은 말이 늙을수록 잇몸이 줄어들어 이가 길어 보이는 모습에서 유래해 “나이 든”이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put some through his paces”는 말을 구매하는 사람이 말이 달리는 속도(pace)를 테스트 또는 경험(put through)해보는 것처럼 “기량을 시험해보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flog a dead horse”는 글자 그대로 해석해 ‘죽은 말을 때려' 봤자 소용 없듯이 “헛수고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때요, 흥미롭지 않나요?
말의 유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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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오히푸스에서 말까지(Eohippus)(출처: 에듀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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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에오히푸스에서 유래했어요. 래브라도 견종 크기 정도에 발가락이 많은 짐승입니다. 겉보기에 말과는 전혀 딴판이죠. 그러나 말이 이들의 혈통을 타고 나온 것은 사실입니다. 캥거루와 일부 영양 종처럼 말 역시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고 속도 변환에 능숙한 동물로 진화했어요.
👁️ 빅 아이즈 Big eyes
말은 어떤 척추동물보다 눈이 큰 종에 속해요. 머리를 숙이고 풀을 뜯는 동안에도 눈은 얼굴에서 높이 위치해 사방을 다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귀도 높이 달려 청각 역시 예민해요. 말은 바람이 불면 평상시보다 더 경계가 심해지고 겁을 많이 내요. 바람 자체를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 탓에 청각이 약화되어 주변 경계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말은 다리가 긴 쪽으로 진화했어요. 발톱(말굽)도 하나라 달릴 때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륙 속도도 좋고 효율적으로 땅을 디디면서 건조한 지대에서 살아도 먹이가 있는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요(동일한 형질이 캥거루에서는 다른 형태로 진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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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가축이 됐을까?
6,000여 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처음으로 말을 가축으로 길들였어요. 카자흐스탄의 보타이 문화는 말과 개만 길들이고 다른 종은 무시했습니다. 그보다 훨씬 오래전 말은 잡아먹는 음식이었어요. 인간이 처음 말에 접근한 목적은 ☠️잡아먹기 위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말이 처음 운송 수단이 된 것은 언제야?
말의 두개골에 난 마모 자국을 보면 말을 조종하고 제어하기 위해 입에 굴레를 씌우고 재갈을 물렸음을 추측할 수 있어요. 보타이 유적에서 이러한 마구가 발견되었어요. 보타이 무덤에서 발견된 말뼈들은 훨씬 더 오래되었는데 이는 인간과 말 사이의 가까운 관계, 심지어 추측건데 말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말에게 지위까지 부여하는 관행이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말의 사회성
말을 길들이는 과정과 오늘날까지 승마 및 주행을 위해 말을 채비시키는 모든 일이 가능한 것은 말의 사회성 덕분입니다. 말은 무리지어 살며 서로 소통하기를 좋아해요. 소통은 신체 언어를 통해 이루어져요. 말은 서열을 중시하기 때문에 길들이는 것은 인간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지배권은 고함을 지르거나 괴롭히는 방식말고도 품위 있게 배려하면서 얻을 수 있습니다. 말이 마지못해 따르는 리더가 되고 싶은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따르고 싶은 리더가 되고 싶은지는 말 타는 사람의 선택에 달려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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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고대의 아침: 파르테논 신전 프리즈 부조(기원전 490~43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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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힘을 얻게 된 인간
인간과 말의 걸음 속도는 시속 6.5km 정도로 비슷해요. 그러나 말의 속보는 💶경제적인 데다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죠. 건강하게 훈련받은 말은 먹이와 마실 물과 적절한 휴식만 제공하면 하루에 160km를 이동할 수 있어요. 사람이 질 수 있는 짐은 23kg이지만 말은 90kg을 지고 갈 수 있죠. 바퀴 달린 탈것을 끄는 말은 적정 속도로 가면서 자기 체중의 두 배 이상을 끌 수 있어요. 거의 1톤에 달하는 하중이랍니다.
이제 인간은 식량을 찾아 더 먼 곳까지 다닐 수 있게 되었어요. 동물 떼를 절벽이나 덫 쪽으로 몰고가는 유서 깊은 방법을 쓸 수 있는 범위도 확장되었지요. 그러나 말 덕분에 교역뿐 아니라 전쟁의 가능성도 급격히 커졌습니다.
말 덕분에 전쟁을 수행하는 속도와 기동성, 여기에 수반되는 공포가 증가하면서 전쟁은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를 겪어요. 고대 그리스의 저술가이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크세노폰이 기원전 360년에 쓴 『기마술』을 살펴보면 수 세기 동안 말은 전차를 끄는 용도로 전쟁에 동원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말은 1,000여 년 전부터 농업에 동원되었어요. 크고 강하지만 고분고분한 성질을 지닌 말로 품종을 개량해 쟁기와 수레를 끌게 했어요. 그 후에 말은 사람과 물건을 수송하고 정보도 날랐어요. 말 덕분에 아주 짧은 시간에 엄청난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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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말
19세기 후반이 되어도 인간의 문명은 여전히 🐴말 중심이었어요. 개인용 마차, 임대 마차, 전세 마차, 공용 승합 마차 등 도시를 움직이는 동력은 말이었어요. 말이 다니는 도로를 청소하는 일꾼을 따로 고용할 정도였죠. 도로에 널린 말의 배설물을 치워 사람들이 건널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요. 인류의 전쟁, 농업, 교류, 교육 등 모든 문화가 말의 동력 덕분에 가능했어요. 말은 세계 그 자체였습니다. 💥내연 기관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6천 년간의 말의 역사가 종결되다
내연기관은 더 새로운 장치, 더 나은 아이디어가 연쇄적으로 나오면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합니다. 💥인간 문명을 추진해오던 말의 역사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죠. 그러나 엔진의 동력을 측정할 때 쓰는 단위는 여전히 말의 힘을 가리키는 '마력'을 사용합니다. 말은 더 이상 우리 삶의 동력이 아닌데도 말이죠.
우리의 친구, 말!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말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여전히 말을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요즘은 스포츠용으로 말을 보전합니다. 그중 일부는 승마, 장애물 넘기 혹은 크로스컨트리처럼 군사적인 말 훈련을 기반으로 한 것들이죠. 인간이 최초로 말을 길들인 뒤부터 말들을 경쟁시키는 것은 분명 우리 삶의 일부이며 우리는 여전히 즐거움을 느낍니다.
꼭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사람들은 말을 타고 말을 기릅니다. 말과 함께하는 삶을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말을 훈련시키는 방식도 180도 바뀌었습니다. 이제 말은 어떤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곁에 두고 싶어 기르는 존재가 되었기에 말을 노예처럼 부리고 폭력적으로 다루면 비난을 받습니다.
현대인은 길든 인간이지만 우리에게는 길들지 않았던 조상이 있었고, 조상들의 삶은 말이 존재한 덕분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요롭고 자연을 닮은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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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생태학자이자 코끼리 전문가인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이 지난 30여 년간 동물의 의례를 관찰한 책이에요. 인간의 기원과 본성을 야생동물에게서 찾고 그들로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욕구를 탐색합니다. |
💭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가 100가지 동물을 다룬다면, 이 책은 말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무려 700페이지에서 말을 다룬다는 사실! 말을 통해 인간의 역사를 찬찬히 훑어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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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동물원에서 탈출해 서울 곳곳을 누벼 매스컴에서 화제가 된 얼룩말 세로! 알고보니 세로의 탈출기에는 사연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얼룩말 세로의 근황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공생에 관해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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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추천해주세요!
재밌고 유익하게 읽은 현대지성 책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이번 주에 골라주신 책은 4월 지성인 책장에 반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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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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